여기 초조한 표정으로 서로를 꼭 껴안은 아빠와 딸이 있습니다. 아빠는 딸을 뺏길까 봐 불안해하며 놓지 못하고, 딸도 아빠와 영영 헤어질까 봐 불안해합니다. 7살 지능의 아빠 샘과, 7살 딸 루시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아이엠 샘] 지금 시작합니다.
1. 7살에 멈춰버린 아빠, 샘
샘과 그의 아내 사이에서 딸 루시가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샘과 아이를 버리고 도망가버렸습니다. 알고 보니 여자는 지적장애인 샘과 육체적인 관계만 원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생겨버린 것입니다. 지능이 7살인 샘은 나 홀로 아이를 키워야 했습니다. 자신을 챙기기도 어려운 정신연령에 혼자 육아를 하게 된 샘은 모든 게 난관이었습니다. 그러나 주변 이웃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딸을 잘 키울 수 있었습니다. 어느덧 루시는 8살이 돼서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7살 지능의 아빠 샘은 학교 그림 수업 때 한없이 작은 존재로 나타났습니다. 그러자 사회복지과에서는 샘의 양육권에 대하여 심히 걱정하더니 결국 복지과 결정으로 샘의 양육권 양도를 위한 재판을 진행합니다. 과연 복지과의 이런 행동이 옳은 것일까요? 자신들의 판단으로 행복한 가정을 가랄 놓는 게 정말 최선이었는지 전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아빠 샘은 변호사도 찾아가고 주변 사람들한테 도움을 구하며 양육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2. 아빠를 위해 7살에 머물고 싶은 딸, 루시
루시는 어느덧 7살 소녀가 됐습니다. 루시는 이제 자신은 왜 엄마가 없는지, 아빠가 왜 아픈지 등 고민거리가 많아졌습니다. 그래도 루시에게 샘은 최고의 아빠입니다. 아빠는 루시에게 초등학교 입학 기념으로 친구들과 돈을 모아 새 운동화도 선물해줬고, 매일 공원에 가서 같이 놀고, 매일 밤 책을 읽어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빠가 유일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초록 달걀과 햄' 한 권뿐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루시의 어휘력은 아빠보다 나아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하는 루시에게 몇 년째 진전 없는 아빠의 교육은 어느새 짐이 돼버렸습니다. 그러나 루시는 아빠를 위해 읽을 수 있는 단어도 못 읽는 척합니다. 그렇습니다. 루시는 사랑하는 아빠를 위해 7살에 머물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루시는 복지과의 결정으로 양부모에 입양됐습니다. 새로운 가정에서 많은 것을 누리며 생활했지만 아빠의 빈자리는 아무도 채워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매일 밤 창문으로 탈출하여 아빠 샘 집에 갔습니다. 이제 양부모는 깨달았습니다. 아이의 사랑을 억지로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루시의 새엄마는 잠든 루시를 샘 품에 안겨주며 다음날 마지막 재판에서 샘 편을 들어주겠다고 약속합니다. 결국 부족하지만 딸을 사랑하는 아빠의 마음과 그런 아빠를 사랑하는 딸의 마음이 진심으로 전해졌고 이 둘은 다시 만나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3. [아이엠 샘]을 본 후 느낀 점
이 영화는 장애인 부모와 그의 아이를 바라보는 사회의 편견을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지적장애를 가진 부모가 과연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가?'라는 편견이 이들을 갈라놓으며 행복하게 지내던 한 가정의 부녀는 그렇게 서로를 잃게 됩니다. 과연 우리가 그 누군가의 삶에 개입해서 편협한 시각으로 바라보며 그들의 인생을 간섭할 권리가 있는지 우리는 생각해봐야 합니다. 저는 복지과가 꼭 아빠와 딸을 가랄 놓는 게 최선이었는지 의문입니다. 아빠 샘이 딸에게 폭력을 가한 것도 아니고, 둘이 잘 지내고 있는데 굳이 양육권 재판을 진행한 것을 이해할 수 없었고, 저렇게 극단적인 방법 말고도 예를 들어 복지과 예산으로 보모를 같이 지내게 해 주던가, 학습 선생님을 24시간 붙여준다던가. 하는 방법도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고 어떤 부모가 좋은 부모인지 생각해봤습니다. 딸 루시는 아빠에게 다른 아빠들은 공원에 같이 안 가는데 아빠는 가서 좋다고 합니다. 그러나 변호사 리타의 아들은 엄마를 싫어합니다. 리타는 시간당 고액을 받는 엘리트 변호사지만 일에 열중한 만큼 가정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고 리타의 아들을 보면 모든 것을 누리며 자라도 결국 부모의 사랑과 보살핌이 없다면 아이는 행복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똑똑하고 돈 많은 부모가 좋은 부모인지, 아이와 같이 시간을 보내는 부모가 좋은 부모인지, 어떤 부모가 좋은 부모라고 정의를 내릴 수 있는지 우리는 생각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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