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영웅의 투쟁을 그린 감동 실화
어릴 적,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입고 일본에 제대로 된 사과를 받기 위해 늦은 나이에도 영어 공부하는 한 할머니가 있습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출신으로 몇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녀의 가슴속에는 한이 맺혀 있습니다. 지금부터 그녀의 투쟁을 담은 영화 [아이 캔 스피크] 소개를 시작합니다.
1. "나 영어 가르쳐 줘!"
박민재는 명진구청에서 일하는 9급 공무원입니다. 이 구청에는 아주 전설적인 민원인이 있습니다. 바로 민원 제기 8천 건에 달하는 명진구의 명물, 나옥분 할머니입니다. 모든 일을 원칙대로 해결하는 박민재와 명진구의 정의를 몸소 실천하는 나옥분의 갈등으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옥분의 친구 정심은 영어 실력이 무척 뛰어납니다. 옥분은 그런 정심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정심은 옥분에게 무언가를 부탁했고 옥분은 이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영어 공부를 시작하지만 영어학원에서도 쫓겨납니다. 그런데 우연히 민재가 영어 실력자라는 걸 알게 됩니다. 알고 보니 민재는 토익 950점 이상, 영어 회화 실력도 유창했습니다. 그래서 옥분은 민재에게 미국에 있는 동생을 만날 거니까 영어를 가르쳐달라고 합니다. 그 덕에 옥분의 영어 실력도 많이 늘었고, 민재와 함께라면 외국인에게 말을 거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나저나 날이 갈수록 정심의 치매가 심해졌습니다. 사실 정심은 위안부 피해 여성으로 전 세계에 위안부에 대한 진실을 알리기 위해 스스로 영어를 배웠고 여러 운동가와 함께 위안부의 진실을 알리러 외국으로 다닌 것이었습니다. 정심은 위안부 사죄 결의안 통과를 위해 준비한 연설문을 옥분에게 전달합니다.
2. 사람들 앞에서 진실을 밝히는 옥분
아,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옥분이 왜 그렇게 당차게 살아야 했는지, 가족도 자식도 없이 혼자 살아야 했는지, 누가 몸에 손을 대면 왜 그렇게 놀랐는지 말입니다. 그리고 그토록 주변 사람들을 신경 쓰고 질서와 정의를 위해 애쓰고, 늦은 나이에 영어 배우려고 그토록 고생했던 것은 친구 정심이가 곧 기억을 다 잃을 것 같으니까, 그럼 본인이 나서야 하니까 미리 대비한 것이었습니다. 이제 옥분은 평범한 할머니가 아닌 투사가 되었습니다. 이 투사는 위대한 싸움을 치르기 위해, 버거운 싸움을 견디기 위해 미국으로 떠납니다. 한국에 남아있는 명진구청 직원들, 명진구 상인들 모두 옥분에게 힘이 되기 위해 안 보이는 곳에서도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연설 당일, 늘 당당했던 옥분은 얼어붙었습니다. 그만큼 역사의 중압감은 무겁고 진실을 밝히는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얼어붙은 옥분 눈에 들어온 것은 옥분이 싸워야 할 적의 모습, 그리고 그 전에는 정심이, 또 그 전에는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들이 맞서 싸워 왔을 적의 뻔뻔한 모습이 가증스럽게도 눈앞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마침 민재의 목소리가 들렸고 옥분은 마침내 용기 내어 연설하기 시작했고 누구보다 진심이 담긴 발언으로 기립박수를 받습니다.
3. '아이 캔 스피크'를 본 후 느낀 점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일반 상업영화에서는 다루기 어려운 '위안부'를 소재로 하여 도입부는 코미디처럼 일상을 가볍고 경쾌하게 풀어냈지만 결국 위안부의 참담한 현실을 그려냈습니다. 영화 속 연설에서 봤듯이, 2007년 6월 26일, [위안부 사죄 결의안]은 미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95%가 찬성하며 (찬성 39표, 반대 2표) 공식 채택되었고 2007년 7월 30일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습니다. 이는 국제사회가 일본의 위안부 강제 동원을 최초로 공식 인정한 것입니다. 위안부의 진실을 알리고 정의를 요구하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맞서야 하는 상대는 너무나도 강력한 일본입니다.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지녔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선진국이고 강대국입니다. 이런 상대와 이토록 크고 무거운 무대에서 힘없는 할머니들이 싸우고 또 싸워온 것입니다. 이 영화는 일상에서 시작하는 이야기가 역사적 이슈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옥분이 역경을 헤치고 투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려냈습니다. 옥분은 단순히 동정받는 대상에 머무르지 않고 당당히 진실을 말하고 정의를 요구하는 주체입니다 "I can speak" 이는 우리가 배워야 할 삶의 자세이자 태도입니다.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상대가 누구든, 오랜 시간이 지나도 미래 후손을 위해 당당히 진실을 밝히고 사과를 받아내는 것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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